경기도어린이박물관, ‘동물의 숲’에서 디지털 뮤지엄 ‘모두의 박물관’ 개관

권애리 | 기사입력 2020/11/17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동물의 숲’에서 디지털 뮤지엄 ‘모두의 박물관’ 개관

권애리 | 입력 : 2020/11/17 [15:26]

[뉴스인오늘] 국내 대부분의 박물관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인해  장기간 휴관할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마치 특별한 이벤트처럼 한시적으로 박물관을 운영하는 것이 익숙한 일이 돼버렸다. 앞으로 언제 또다시 휴관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이하 박물관)은 2020년 11월 17일(화), 닌텐도의 비디오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 속에서 조금 특별한 박물관을 개관하였다.

 

▲ 모두의 박물관 아이덴티티.


현재 상황에 대한 박물관의 문제의식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 온택트 시대에 디지털 정보가 세상의 의미를 코드화하는 문화적 관습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하는 것이었다. 한편 박물관의 목표가 ‘어린이와 함께 성장하는 박물관’이 되는 것인 만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의 대표적인 놀이문화라고 볼 수 있는 게임에 대한 문화적 의미를 설명하는 것은 그 동안 박물관의 학예사들이 고심하고 있었던 하나의 중요한 주제였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박물관에서는 일군의 현대미술 기획자, 큐레이터, 작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과 협업해 디지털 뮤지엄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VR, AR 등의 최첨단 미디어 기술이 현실을 모방한 스펙타클한 가상세계를 구현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번에 박물관에서 추진한 디지털 뮤지엄은 가상세계 그 자체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게임을 비롯하여 디지털에 기반을 둔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는 것, 디지털로 만들어진 가상세계에 대한 ‘문해력’을 키우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게임 속에 지어진 박물관을 보게 된다면, 분명히 그 첫인상은 유치하거나 장난스럽거나, 혹은 둘 다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디지털 뮤지엄은 기존의 전통적인 박물관에 대한 혁신에서부터 출발하였다. 박물관은 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 언제나,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한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이어야 하며, 미술작품 이면의 의미구조는 미술사가 아닌 현실의 사회적 구조에 의해 암시될 수 있어야 하며, 박물관은 소장품이 이상화되거나 대중을 교화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담론이 형성되는 공론장이 되는 것을 지향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번 디지털 뮤지엄의 이름은 #모두의 박물관(Museum of Everyone, 이하 MoE)이라고 짓기로 했다.

 
박물관은 큐레이터 홍이지(미팅룸)를 비롯해 건축가 이세영(논스탠다드 스튜디오), 디자이너 봉완선(카바 라이프), 그리고 시각예술 작가 김정태와 선우훈을 중심으로 MoE의 건립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비록 박물관의 공식 위원회도 아니고 소속 구성원도 아니지만, 박물관과 특수관계(협업과 공동개발) 직군에 위치한 이들이 박물관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박물관의 담론을 생산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MoE가 ‘모두’의 박물관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한편 MoE의 초대 관장 역할을 맡았던 홍이지는 “2019년과 2020년을 보내며 ‘미술관에 간다는 것’과 ‘전시를 감상한다는 것’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됐다”라고 MoE의 건립 배경을 밝히며, MoE는 채팅이나 줌,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세상에서 완전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급변하는 공동체 감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이라고 소개했다. 동물의 숲 속 ‘경기도’에서 약 4개월 동안 건립위원회의 갖은 노력으로 만들어진 MoE는 이제 동물의 숲을 이용하는 모두에게 그 문이 활짝 열려있다. MoE는 동물의 숲의 ‘꿈여행’ 기능을 통해 언제나,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방문이 가능하며, 방문에 필요한 꿈번지는 앞으로 전시 등의 활동이 있을 때마다 지속적으로 갱신(업데이트)할 예정이다.

 

▲ 모두의 박물관 꿈번지.


현재 MoE는 개관 전시에 이어 내년 초까지 두 번의 기획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전시에 선보일 모든 작품은 디지털 오브젝트로 제작할 예정이며, 전시가 끝난 뒤 작품 보존을 위해 MoE에 소장할 계획은 있으나 이를 어떠한 형태의 물리적인 저장장치로도 소유할 계획은 없다. 한편 참여 작가와 개별 협의를 통해 일부 작품은 추후 오픈소스(공공누리 제 4유형의 공공저작물)로 배포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금과 같은 초 연결 사회에서는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게임 내에서 뿐만 아니라, MoE의 이러한 활동은 인스타그램(museum_of_everyone)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어나갈 예정이다. 매체가 발달한 디지털 사회로 진입하면서 인간의 소통은 미디어의 개입에 의해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고 있는데, 오늘날 ‘동물의 숲’이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것 또한 트위터나 유투브와 같은 개인화된 미디어에 힘입은 바가 크다. 앞으로 MoE는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관람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람객 사이에서 다양한 담론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사고와 논쟁적인 주제의 대화를 위한 대화의 언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표문송 관장은 본 사업과 관련하여 “취임사에서 밝혔던 스마트 뮤지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박물관이 구상하고 있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서 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그 의의를 설명하며 “향후 3~4개월을 간격으로 VR 디엠지 전시의 오픈,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소장품 정보화 서비스의 운영, 이용자 경험에 기반한 박물관 온라인 서비스의 전면 개편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물관에서 디지털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고, 탐구가 필요한 영역이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의 시대에 아이들의 #웃음을 지켜주기 위해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면, #상상과_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다가올 시대 향해 정진하겠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
광고
광고